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가지산 등산 (석남터널, 산행코스, 영남알프스)

by mynews64967 2026. 6. 14.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지산은 "오르막이 완만하고 능선이 예쁜 산"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는데, 직접 올라보니 초반부터 꽤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더라고요. 영남알프스 최고봉답게 고도감이 상당했고, 그만큼 정상에서 펼쳐지는 조망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영남알프스 가지산

석남터널 들머리, 생각보다 경사 있는 초반 코스

저도 처음엔 가지산이 그냥 능선이 길고 완만한 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석남터널 들머리에서 발걸음을 뗀 지 얼마 안 돼서 경사가 시작되더라고요. 어두울 때 올랐을 때는 몰랐는데, 밝은 낮에 올라보니 초반부터 제법 가파른 구간이 이어졌습니다. 이게 첫 방문이었다면 꽤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석남터널 앞 주차장에서 9시 조금 넘은 시각에 출발했는데, 이미 주차 공간이 상당수 채워져 있었습니다. 영남알프스 8봉 인증 산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평일인데도 등산객이 꽤 됐습니다. 여기서 영남알프스 8봉이란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재약산, 신불산, 영축산, 간월산, 고헌산 등 해발 1,000m 이상의 봉우리 여덟 개를 이르는 말입니다. 울산·밀양·청도·양산에 걸쳐 펼쳐진 이 산군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고산 평원 지대를 품고 있습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 구간을 오르면서 생각했습니다. 등산 장비 중 아이젠이란 빙판이나 눈길에서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등산화 밑에 부착하는 금속 스파이크 장치입니다. 겨울 산행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데, 이날도 초반 눈길 구간에서 아이젠 없이 올랐다면 상당히 위험했을 것입니다.

가지산 산행 코스에서 참고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석남터널 ~ 정상: 최단 거리 코스로 총 등산 시간 약 4시간 40분 소요
  • 초반 구간: 들머리부터 경사 시작, 체력 안배 필수
  • 중봉 이후: 다시 경사가 높아지며 정상 직전까지 가파른 오르막 이어짐
  • 그 외 구간: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 가능
  • 겨울 산행 시: 아이젠 착용 필수, 초봄·늦가을도 결빙 주의

가지산 정상 조망, 실제로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가지산 정상은 영남알프스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뷰포인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해발 1,241m 정상에 서면 사방이 막힘 없이 열려 있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먼 능선까지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날은 파란 하늘 아래 맑은 시야가 확보돼 있어서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지는 장관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가지산 정상은 임팩트가 약하다"는 것인데, 설악산 공룡능선이나 북한산처럼 암릉미(岩稜美)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암릉미란 바위 능선이 만들어내는 거칠고 극적인 경관을 뜻하는 말로, 이런 스타일의 산행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가지산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아쉬움이 있었는데, 올라가는 과정에서 영남알프스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가지산 산장에서 라면을 먹은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산장이란 고산지대에 설치된 대피소 겸 휴게 시설로, 산행 중 식사와 휴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가지산 산장의 라면은 등산객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데, 직접 먹어보니 차가운 바람 속에서 먹는 뜨거운 국물이 왜 그렇게 맛있는지 절실히 이해가 됐습니다. 이전에 눈꽃과 빙화(氷花)를 보며 올랐을 때의 기억과는 또 다른 만족감이었습니다. 빙화란 나뭇가지나 풀잎에 수증기가 얼어붙어 꽃처럼 피어난 얼음 결정으로, 겨울 가지산의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영남알프스 일대는 고산습지와 억새 평원, 상고대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자연 환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공원공단). 특히 가을 억새철과 겨울 상고대 시즌에는 탐방객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주차와 등산로 혼잡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남알프스 인증제도, 산행 계획 어떻게 짜야 할까

올해부터 영남알프스 인증 제도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승인 개수 제한이 없었는데, 현재는 한 달에 두 개 산까지만 인증이 가능합니다. 인증제란 지정된 산의 정상을 등정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받아 완등 여부를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영남알프스의 경우 8봉 전체를 인증하면 완등 기념패를 받을 수 있어 많은 등산객들이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월 2개 제한으로 바뀌면서 스케줄 계획이 중요해졌습니다. 제가 계산해보니, 4개월이면 8봉을 모두 인증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두 개씩, 2월부터 시작해도 5월이면 완등이 가능한 셈입니다. 저는 이번에 가지산 하나만 인증했으니, 앞으로 천황산과 운문산, 나머지 봉우리들을 연계 산행으로 묶어서 효율적으로 다닐 계획입니다.

산행 계획을 세울 때 날씨 변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날 원래 계획은 이틀 연속으로 두 개 산을 인증하려 했는데, 다음 날 울산에 비 예보가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1,200m가 넘는 고산은 기상 변화가 빠르고, 우중 산행은 안전 문제뿐 아니라 조망 손실로 산행 만족도도 크게 떨어집니다. 기상청 산악 예보 서비스를 통해 출발 전날 반드시 정상부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출처: 기상청).

하산 후에는 입구 상점가에서 가지산 막걸리를 한 병 샀습니다. 산에서 마시지 못한 아쉬움을 집에서 달랜 셈인데, 막걸리 한 모금에 이날 오른 경사와 능선 풍경이 같이 떠오르더라고요. 산행 뒤풀이가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가지산은 한 번 오르고 끝내기 아까운 산입니다. 계절마다 표정이 달라지고, 코스를 바꾸면 전혀 다른 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번 산행에서 확실히 알게 된 것은, 가지산의 진짜 매력은 정상 표지석보다 그곳에 도달하는 과정과 주변 능선 풍경에 있다는 점입니다. 영남알프스 완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가지산을 첫 번째 산으로 올려두는 것을 권합니다. 오르는 내내 눈에 들어오는 산줄기가 나머지 봉우리들에 대한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높여줄 것입니다.


참고: https://youtu.be/0TTqeGIXieg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