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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등산 (케이블카, 구름다리, 삼선계단)

by mynews64967 2026. 6. 16.

설 연휴에 눈 소식을 듣고 무작정 산을 찾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렸다는 예보를 보자마자 대둔산行을 결정했습니다. 눈 덮인 암봉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가만히 집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대둔산에서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산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한 곳이었습니다.

대둔산

케이블카로 시작하는 대둔산 진입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올려다본 대둔산의 첫인상은 '성벽'이었습니다. 뾰족한 바위봉우리들이 하늘을 향해 연속으로 솟아 있는 모습이 평범한 산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암릉(岩稜)이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이 워낙 뚜렷해서 주차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올라왔습니다. 암릉이란 바위로 이루어진 산등성이를 뜻하는 말로, 흙길 위주의 일반 산과 달리 대둔산의 핵심 매력이 바로 이 암릉 지형에서 나옵니다.

저는 그날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눈이 녹기 전에 설경을 봐야 했고, 시간이 이미 오전 10시를 넘겨 있었거든요. 대둔산 케이블카는 시작 고도 약 380m에서 상부 정류장인 약 680m까지 약 300m를 올려주며, 왕복 요금은 16,000원입니다. 걸어 올라가면 보통 한 시간 안팎이 걸리는 구간을 단숨에 오르는 셈입니다. 케이블카는 매시 정각, 20분, 40분 등 20분 간격으로 하루 세 차례 운행하고 있습니다.

상부 정류장에 내리자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상고대(樹霜)가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피어 있었습니다. 상고대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상태에서 대기 중 수분이 나뭇가지나 바위에 달라붙어 얼어붙은 현상으로, 눈꽃과는 또 다른 질감의 겨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이 광경을 마주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설경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금강구름다리, 아찔함 그 자체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잠깐 오르면 대둔산의 대표 명소인 금강구름다리가 나타납니다. 두 개의 암봉 사이 절벽을 연결한 현수교(懸垂橋) 형태의 구조물입니다. 현수교란 양쪽 끝을 고정점으로 삼아 케이블로 상판을 매달아 놓은 다리로, 보행 시 미세한 진동과 흔들림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계곡이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구조라 처음 발을 내딛을 때 순간적으로 다리가 멈칫했습니다.

제가 직접 건너보니 바람이 불 때마다 다리 전체가 살짝 움직이는 게 느껴졌습니다. 무섭다기보다는 짜릿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단,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아래를 보지 않고 정면만 보고 빠르게 건너는 분들을 여럿 목격했는데, 그분들 표정에서 이미 답이 나와 있었습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사방으로 기암괴석이 솟아 있고, 설경과 어우러진 암봉들이 겹겹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때 느낀 건, 이 구름다리가 단순한 포토존이 아니라 대둔산의 지형을 가장 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둔산은 해발 878m로, 기암괴석과 수목이 어우러진 자태 덕분에 오래전부터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려왔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삼선계단, 진짜 시험은 여기서부터

구름다리를 건너고 나면 삼선계단이 기다립니다. 올려다보는 순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런 걸 왜 만들었지 싶을 정도로 절벽에 붙어 있는 철계단이었습니다. 경사각이 거의 직각에 가깝게 느껴졌고, 계단 끝이 하늘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칸 한 칸 올라가는 동안 손잡이를 꽉 잡고 정면만 봤습니다. 중간에 한 번 뒤를 돌아봤는데, 그게 실수였습니다. 이미 상당한 높이가 되어 있었고, 내려온 구름다리와 그 아래 계곡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였습니다. 고소공포증이 강한 분이라면 삼선계단 하강 시에는 특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국립공원공단 자료에 따르면 암릉형 산에서의 낙상 사고 다수가 하산 구간에서 집중된다고 합니다(출처: 국립공원공단).

삼선계단을 올라서면 능선부가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암릉 위를 걷는 구간이 이어지는데, 제 경험상 이 구간이 대둔산에서 가장 걷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바위마다 생김새가 달라서 걸으면서 계속 시선을 빼앗깁니다.

대둔산 등산 시 주의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은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바위와 철계단 구간이 많아 우천 시 또는 눈·결빙 상태에서는 아이젠 착용이 필수입니다.
  • 하산 시 무릎 부담이 크므로 무릎 보호대나 등산 스틱 준비를 권장합니다.
  • 주말과 단풍철에는 구름다리·삼선계단에서 대기 줄이 생길 수 있으니 이른 시간 출발이 유리합니다.

정상 마천대, 그리고 하산

삼선계단을 지나 능선을 타고 오르면 정상인 마천대(해발 878m)에 닿습니다. 마지막 오르막 구간에서는 바람이 꽤 강하게 불었고, 이미 다리가 무거워진 상태라 한 걸음씩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계속 걸을 수 있었던 건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시야가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정상에 올라서자 사방으로 크고 작은 산들이 겹겹이 펼쳐졌습니다. 맑은 날이었다면 더 멀리까지 보였겠지만, 눈 덮인 산하가 끝없이 이어지는 그 풍경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저는 거기서 잠깐 간식을 꺼내 먹으며 한참 앉아 있었습니다. 바람에 땀이 금세 식었지만 일어나기 싫었습니다.

하산은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른 산행입니다. 삼선계단을 내려갈 때는 올라올 때보다 훨씬 조심스러웠고, 발을 내딛는 감각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무릎에 체중이 집중되는 하산 특성상 등산 스틱이 있었다면 한결 수월했을 것 같습니다. 그때 느낀 건, 대둔산은 올라갈 준비만큼이나 내려올 준비도 해야 하는 산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대둔산은 분명 쉬운 산이 아닙니다. 경사가 급하고, 바위가 많고, 절벽 구간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대둔산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흙길을 걷는 일반적인 산행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성취감을 줍니다. 스릴 있는 암릉 산행을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다면 대둔산은 충분히 그 기대에 답해줄 것입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케이블카를 활용해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중심으로 돌아보는 코스를 먼저 추천합니다.


참고: https://youtu.be/Lc6gFIhv9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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