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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등산 (도봉산 코스, 암릉 등반, 포대능선)

by mynews64967 2026. 6. 14.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도봉산을 처음 오르기 전까지 "서울 근처 산이니까 편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포대능선 오르막 앞에서 깨달았습니다. 도봉산은 서울·경기 접경에 위치한 산으로, 자운봉(739.5m)을 주봉으로 선인봉·만장봉 등 개성 강한 암봉들이 능선을 채우고 있습니다. 접근성 때문에 가볍게 봤다간 무릎이 먼저 항복 선언을 합니다.

 

도봉산 화강암 바위

 

 

도봉산 코스: 어디서 시작하느냐가 절반이다

도봉산은 능선길을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오르내리는 길이 100여 개에 달합니다. 그래서 처음 오는 분들은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부터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원도봉 방면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초입부터 계곡 소리가 따라옵니다. 원도봉계곡은 문사동 계곡, 보문 계곡과 함께 도봉산 3대 계곡으로 꼽히는 곳인데, 실제로 걸어보면 물소리 덕분에 초반 30분 정도는 등산인지 산책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마음이 편안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계곡을 벗어나면 포대능선(砲臺稜線)이 기다립니다. 여기서 포대능선이란 도봉산 주봉 자운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과거 대공포 진지(포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능선 자체는 길지 않지만 오르내림이 빠르게 반복되어 체력 소모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제가 직접 올라봤는데, 숨이 턱 막혀오는 순간 암봉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절묘합니다.

도봉산 코스를 고를 때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원도봉 코스: 계곡 중심, 초·중급자에게 적합, 천년 고찰 망월사 경유 가능
  • 포대능선 코스: 암릉 경험 가능, 체력 소모 크고 고소공포증 있는 분께는 부담
  • 도봉탐방지원센터 방면: 접근성이 가장 좋으나 주말 혼잡도 극심

코스 선택에 따라 같은 산이라도 전혀 다른 경험이 됩니다. 등산 앱 기준 도봉산의 평균 등산 시간은 코스에 따라 3~5시간으로 나뉘며, 국립공원공단은 탐방 안전을 위해 주요 탐방로의 탐방 예약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공원공단).

암릉 등반: 도봉산의 진짜 얼굴

도봉산을 두고 "서울 근교 산치고 험하다"는 말을 들어본 분들도 있을 텐데, 저는 그 표현이 오히려 과소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암릉(岩稜) 구간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암릉이란 바위로 이루어진 좁고 날카로운 능선을 뜻하는 등반 용어로, 일반 흙길 등산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과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선인봉은 도봉산 암릉 등반의 상징과도 같은 곳입니다. 수직에 가까운 화강암 절벽이 그대로 노출된 형태인데, 암벽 등반 입문자들이 처음 눈을 뜨는 장소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화강암(花崗岩)이란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식어 굳은 심성암의 일종으로, 표면이 거칠고 마찰력이 좋아 암벽 등반 훈련지로 선호됩니다. 실제로 선인봉 바위 표면을 손으로 짚어보면 그 거침이 손바닥에 그대로 전해집니다.

자운봉은 도봉산 최고봉(739.5m)이지만, 일반 등산객이 정상까지 직접 오르기는 어렵습니다. 이 점에서 의견이 갈리기도 합니다. "정상을 밟아야 등산이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자운봉 주변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눈앞으로 자운봉·만장봉·선인봉이 나란히 늘어서는 장면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와 실제로 발 딛고 봤을 때의 무게감이 전혀 다릅니다.

암릉 구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하중 이동 방식입니다. 중심이 발 앞쪽으로 쏠리면 미끄러질 위험이 있고, 반대로 너무 뒤에 두면 추락 위험이 생깁니다. 평소 운동량이 적은 분이라면 포대능선 구간에서 "이게 등산이야, 암벽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구간을 반드시 만납니다. 제 경험상 이 구간은 속도보다 자세가 훨씬 중요합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도봉산 일대는 봄철 강수량이 적고 맑은 날이 많아 3~5월이 암릉 등반 적기로 꼽힙니다. 특히 개나리·생강나무 꽃이 피는 4월 초에는 계곡과 암릉이 함께 어우러져 산세가 가장 화려해집니다(출처: 기상청).

포대능선에서 깨달은 것: 산이 가르쳐주는 것들

도봉산에는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의 이야기가 깊이 배어 있습니다. 그가 세 살 무렵부터 인연을 맺었다는 이 산은,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를 16좌 완등한 산악인의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낸 훈련지입니다. 8,000m급 고봉을 14좌 이상 완등하는 것을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 하는데, 여기서 14좌란 해발 8,000m를 넘는 세계 최고봉 14개를 모두 정상 등반하는 것을 의미하며 인류 최고난도의 등반 목표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가 도봉산 포대능선을 오를 때 일부러 두꺼운 옷을 입고 땀을 흠뻑 흘린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8,000m를 오르는 사람도 도봉산 오르막에서 땀을 짜낸다는 사실이, 산을 대하는 겸손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저 역시 포대능선을 오르면서 "이 정도 산에서 이렇게 힘드나"라고 자책했다가, 산이 원래 이런 거라는 걸 받아들이고 나서야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도봉산이 과대평가됐다는 시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서울에서 접근하기 쉬우니까 유명한 것뿐, 진짜 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접근성 자체가 도봉산의 가장 큰 가치라고 봅니다. 지하철로 30분 거리에서 암릉 구간을 경험할 수 있는 산은 흔하지 않습니다. 단, 주말 혼잡도는 분명한 단점입니다. 제가 직접 가봤는데, 유명 구간에서는 사람 행렬이 끊이지 않아 고요한 산행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은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도봉산의 또 다른 특징은 풍부한 수량입니다. 바위 아래 샘터에서 솟는 물은 가뭄이 심한 해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화강암 지형이 빗물을 오래 머금어 지하수를 천천히 공급하는 지질 구조 때문입니다. 암벽 등반 훈련 후 그 샘물 한 모금은 생각보다 훨씬 진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도봉산을 한 번 다녀온 뒤 "다시 올까, 말까"를 고민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암릉의 긴장감과 전망의 해방감을 동시에 원한다면 다시 가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단, 평일을 노리고, 원도봉 방면에서 망월사를 거쳐 포대능선으로 올라서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계곡·사찰·암릉·전망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고, 하산 후 도봉산역 근처에서 먹는 파전 한 장과 막걸리 한 잔이 그날의 고생을 정확하게 보상해 줍니다. 산은 언제나 거기 있지만, 그 산이 어떤 산인지 느끼는 건 직접 발바닥으로 확인한 사람만의 몫입니다.


참고: https://youtu.be/9NjLV6YAZ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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