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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노적봉·용암봉 (산행 코스, 단풍, 암릉)

by mynews64967 2026. 6. 20.

서울 도심에서 차로 30분이면 닿는 북한산에는 백운대 말고도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이 존재합니다. 노적봉과 용암봉, 그리고 가을 단풍이 절정에 달한 계곡길. 저도 처음엔 그냥 동네 뒷산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발을 디뎌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북한산

북한산 노적봉·용암봉, 어떤 산인가

북한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화강암 산지입니다. 화강암(granite)이란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천천히 굳으면서 형성된 심성암으로, 표면이 거칠고 마찰력이 좋아 암릉 산행에 적합한 특성을 지닙니다. 덕분에 맨손으로도 바위를 잡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다만 비가 온 직후나 겨울철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화강암이라도 수분이 스며들면 마찰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낙상 위험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저도 이른 아침 산행에서 이슬이 맺힌 바위를 한 번 잘못 밟아 아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노적봉은 북한산 주능선에서 살짝 비켜 있어서 지나치기 쉬운 봉우리입니다. 높이 자체는 백운대보다 낮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뷰가 상당합니다. 맞은편으로 인수봉의 날카로운 실루엣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망경대가 넓게 펼쳐집니다. 이날 코스 기준으로는 트랭글 앱 기록 6.2km, 실 산행 시간 3시간 10분이었는데, 거리 대비 조망 밀도가 매우 높은 루트였습니다.

용암봉은 노적봉에서 대피소를 지나 약 5분 내려온 지점에서 접근합니다. 이 구간에 공식 이정표가 거의 없다는 점이 함정입니다. 처음 오는 분들이라면 꼬부랑 소나무가 눈에 띄는 지점을 기준 삼아 올라가면 되는데, 저는 첫 방문 때 이 지점을 그냥 지나쳤다가 헛걸음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꼬부랑 나무가 유일한 진입 표식이었던 겁니다.

단풍과 암릉이 겹치는 북한산 산행의 핵심 분석

가을 북한산이 특별한 이유는 암릉(岩稜) 산행과 단풍이 같은 시야 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암릉이란 바위로 이루어진 산등성이를 말하며, 흙 능선과 달리 식생이 드문드문 자라기 때문에 조망이 탁 트입니다. 단풍이 물든 골짜기를 발 아래 두고 바위 능선을 걷는 경험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설악산이나 지리산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단풍의 절정 시기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나뉩니다. 서울 시내 단풍은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절정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북한산의 경우 해발고도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국립공원공단의 단풍 예측 정보에 따르면 북한산 능선부는 서울 도심보다 약 1~2주 먼저 단풍이 시작됩니다(출처: 국립공원공단). 실제로 이번 산행에서도 중성문 아래까지는 단풍이 평범했는데, 중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색감이 확 달라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 구간이 진짜 절정이었습니다.

북한산 가을 산행에서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주말 단풍철 인파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탐방객 통계에 따르면 북한산은 연간 탐방객이 약 800만 명에 달하는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탐방객이 가장 많은 국립공원 중 하나입니다(출처: 환경부). 단풍 절정기 주말에는 이 숫자가 특정 구간에 집중되기 때문에, 좁은 암릉 구간에서는 사람들이 멈춰서 기다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혼자 호젓하게 산을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평일 이른 아침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이 코스에서 주의해야 할 구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노적봉 동봉: 바위 경사가 상당하고 손으로 잡을 홀드가 적어 초보자에게는 부담스럽습니다.
  • 서봉 직등 구간: 표면이 매끈하게 닳아 있어 별도 장비 없이는 올라가기 어렵습니다.
  • 용암봉 진입로: 이정표가 없어 처음 방문 시 루트 파악이 어렵습니다.
  • 하산 후 주차: 단풍철 주말에는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주변 주차장이 오전 8시 전에 만차가 됩니다.

실전 산행 적용 — 이 코스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이 코스는 태고사 표지판을 기준점으로 삼는 것이 핵심입니다.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에서 대남문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법령사와 소암사를 지나게 됩니다. 이후 용학사 뒤편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태고사 이정표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표지판 위치가 워낙 눈에 안 띄어서 지나쳤고, 결국 산행 중간에 지도 앱을 꺼내 위치를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안벽(岩壁) 구간도 이 코스의 재미 요소입니다. 안벽이란 바위의 안쪽 면, 즉 오목하게 파인 벽면을 말하며, 밖으로 튀어나온 외벽보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습니다. 용학사 뒤편의 안벽 구간은 굳이 통과하지 않아도 우회로가 있지만, 제가 직접 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바위 감촉과 이끼 냄새, 그 좁은 틈을 지나면서 느끼는 긴장감이 산행에 색다른 맛을 더해줍니다.

태고사 쉼터를 지나면 경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구간이 소위 '탐방 밀도'가 낮은 구간인데, 탐방 밀도란 단위 면적당 탐방객 수를 의미하며 이 수치가 낮을수록 조용하고 쾌적한 산행이 가능합니다. 주능선 대비 이 구간은 탐방객이 적어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백운대 첫 등반 이후로 북한산을 여러 번 올랐지만, 노적봉·용암봉 코스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백운대가 스케일로 승부한다면, 이쪽은 밀도 있는 조망과 조용한 산길의 조합으로 승부합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목적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산은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로 가볍게 여기다 혼이 나는 산이기도 합니다. 암릉 구간 특성상 체력과 기상 조건 모두 미리 확인하시고, 단풍 절정기라면 가급적 평일 이른 아침을 노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 코스를 처음 가신다면 태고사 이정표부터 꼭 확인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참고: https://youtu.be/0tbRPITQ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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